상반기 최대 흥행작이 337만..
사진: 영화 '야당',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미키 17', '전지적 독자 시점'
올해도 어느덧 반이 지나갔지만 한국 영화의 침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 이후 타격을 입은 영화 산업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흥행이 기대됐던 작품은 기대만큼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24년 기준 한국영화 관객은 7147만명을 기록했는데 2017~2019년 평균(1억1323만명) 대비 63.1%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해 상반기에는 '파묘'(1191만명), '범죄도시4'(1150만명) 등 두 편의 천만관객 영화가 탄생했으며 하반기에는 '베테랑2'(752만명), '파일럿'(471만명), '소방관'(331만명) 등이 선전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더 쳐졌다.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주연의 '야당'이었는데 관객 수가 337만명에 그쳤다. '히트맨2'(254만명), '승부'(214만명), '검은 수녀들'(167만명)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나 '흥행작'이라 내세우긴 아쉽다. 해외 영화의 경우에도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36만명)이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301만명)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제는 진정으로 거장이나 스타 배우를 내세우는 것만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극장에서는 경장작 싸움이 치열했으나 팬데믹 이후 영상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크게 바뀌었다. 넷플릭스 등 OTT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영상 콘텐츠 소비 환경이 요동쳤다. 대중은 극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OTT로 영화를 시청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개봉하지 못했던 이른바 '창고 영화'들이 뒤늦게 개봉했지만, 그 사이 변한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며 작품은 빠르게 막을 내렸다. '바이러스'(7만), '스트리밍'(10만명),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16만), '브로큰'(19만), '로비'(26만) 등이 아쉬운 성적을 뒤로한 채 OTT, IPTV 등으로 옮겨갔다.
그러면서 영화관 매출액, 관객수가 자연스레 줄고 흥행 실패에 따른 투자금 회수 난항 등이 겹치는 악순환이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가 줄며 상당했던 영화 인력도 OTT 시리즈나 드라마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 참신한 기획조차도 영화보다는 OTT나 드라마로 넘어가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영화계는 개봉을 앞둔 여름 대작을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제작비가 3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전지적 독자 시점'이 대표 기대작이다. 작품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비롯해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 '행복의 나라로' 등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과연 하반기에는 어느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받아 극장가를 살릴 흥행작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