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앞길 막는 아버지?
사진: 온라인뉴스팀DB
아이돌 멤버를 아들로 둔 남성이 29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출국금지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이 이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지난 8일 로톡뉴스에 따르면, 올 4월 서울행정법원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A씨가 아이돌 가수인 차남을 내세워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A씨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구슬려 2022년 9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총 2919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법무부는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A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이를 매달 연장해왔다.
사건이 검찰로 넘겨진 이후 A씨는 올 3월 출국금지 연장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으며 국내에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차남은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상 해외 출장이 반드시 필요하며, 출국금지로 인해 회사 경영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라며 출국금지 연장 처분 해제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다수의 가입자가 얽혀 있어 장기간의 수사가 불가피하다"라며 A씨 요청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최초 출국금지일 전까지 빈번하게 해외에 출입국한 바 있어 출국할 경우 수사기관의 소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차남이 아이돌이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혐의의 중대성, 수사의 장기화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국가형벌권 확보와 증거인멸 방지 등의 공익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사업상의 피해에 대해서는 "해외 출장이 반드시 원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가 출국하지 못해 현실적인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