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외침
사진: 아떼오드
음악극 '태일'이 지난 20일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태일'은 1970년 11월, 노동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2인극 형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주인공 태일 목소리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태일 외 목소리로 배역을 구분한다. 목소리 외는 여동생부터 동료, 공장주 등 다양한 인물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극 초반에는 가난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지 못한 소년 태일의 일상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현실 또한 함께 비춘다. 이야기의 중심은 점차 평화시장에서 벌어지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태일의 모습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는 그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극의 말미에서는 그가 라이터를 들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이 암시된다. 이때 태일은 근로기준법 조항을 읊으며 절절한 메시지를 남기고 관객들은 그 순간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태일'은 지난 5월14일 개막해 마지막 회차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태일이라는 인물을 온전히 작품으로 기억할 수 있었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외침뿐 아니라 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반응을 전했다.
공연의 슬로건인 "나는 기억되고 있습니까"처럼 태일은 관객에게 묻는다. 우리는 그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로 그의 이야기가 소개됐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개선이 필요한 노동 현실이 존재한다. '태일'은 그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가슴 깊이 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