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굴레, 현재진행형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연예계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는 비보. 이번엔 배우계가 슬픔에 잠겼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그 어딘가에는 '악플'이 자리하고 있는 모양새다.
4일 경기 용인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경기 용인 처인구에 있던 한 차 안에서 송영규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송영규는 지난달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송영규는 지난 6월19일 오후 11시쯤 용인시 기흥구에서 처인구까지 약 5㎞를 음주 운전한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송영규는 출연 중이던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하차했다.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와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에도 출연 중이었기에 작품 편집도 불가피해 보였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과 함께 연기하는 다른 배우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점에 일각에서는 그를 향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송영규를 더 괴롭게 만들었던 것일까.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그의 측근은 "(송영규가) 악의적 기사나 댓글에 괴로워했다. 주변 여건이나 상황도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 휘성, 김새론 인스타그램
고(故) 송영규의 비보가 알려진 후 연예계를 뒤덮었던 악플과 그 이면이 다시금 화두에 떠오르고 있다. 앞서 고(故) 김새론, 고(故) 휘성 등도 비슷한 아픔을 안고 떠났기 때문이다.
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김새론은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아저씨', '도희야' 등 작품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진 후 악플에 시달렸고 이후 캐스팅됐던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 촬영을 대부분 마친 상태였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는 분량이 편집됐다.
이후 휘성의 비보도 전해졌다. 김새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휘성이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휘성은 생전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면증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상습 프로포폴 투약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휘성을 향한 모진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휘성도 팬들의 안타까움 속 영면에 들게 됐다.
이렇듯 악플의 고리에 연결됐던 이들이 영원히 눈을 감게 됐다.
누군가를 둘러싼 논란이 터지면 숨어있던 악플러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이들은 개인 SNS를 포함해 각종 커뮤니티에 악플을 게재하고, 일부 언론은 악플을 기사에 그대로 인용하는 등 악플러가 제기한 인신공격성 의혹을 보도한다. 결국 스타가 악플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고리에 걸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 스타들은 한없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지만, 일각에서는 잘못의 시발점에도 주목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스타 본인이 음주운전 등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에 당사자를 향한 질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논란들이 터지고 있는 연예계 속에서 악플로 시작되는 어둠의 굴레는 계속해서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