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CLIP] 잘 나가는 '폭군의 셰프', 때아닌 역사 왜곡 논란

작성자: 이원선 / 1일 전

'억까' 금지

 

사진: tvN '폭군의 셰프'

 

tvN 토일극 '폭군의 셰프'가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분 좋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던 상황 속, 일각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을 제기해 색다른 바람을 불고왔다.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임윤아는 극 중 뛰어난 요리 실력과 매사 책임감 있고 강단 있는 성격을 지닌 프렌치 셰프 연지영 역을 맡아 유쾌함부터 진중함까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연기로 극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반응도 뜨겁다. '폭군의 셰프'는 지난 14일 방송한 8회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5.4%를 기록하며 '15%대의 벽'을 넘었다. 화제성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가 발표한 9월 둘째주 TV·OTT 드라마 화제성에서도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글로벌 TOP TV쇼 비영어 부문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이처럼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방송분에서 때 아닌 역사 왜곡 논란이 터져나왔다. 


논란이 된 장면은 극 중 연산군(이채민 분)과 명나라 사신 우곤(김형묵 분)이 나란히 상석에 앉아 조선 요리사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장면이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 연산군과 사신이 대등한 위치에 앉아 함께 음식을 평가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청자에게 잘못된 역사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연산군이 명나라 사신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장면을 두고 "왕이 사신에게 직접 고개를 숙이는 장면은 역사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같은 이유로 '폭군의 셰프'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는 듯 했으나 앞선 주장들을 반박하는 의견도 나왔다. 


'연조정사'(중국 사진의 접대 절차에 대한 기록)에 따르면 왕이 먼저 읍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연산군일기6권'에 따르면 왕이 사진 앞에 내려앉았다가 마주 앉으니, 사신이 따져서 다시 내려앉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며 "오히려 드라마가 약하게 표현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여러 드라마들이 역사 왜곡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바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은 tvN에서 방영됐던 '철인왕후'다. 당시 작품은 판타지 코믹 사극 드라마를 표방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여기에 가상이 아닌 실제 역사적 인물들을 등장시켜 방영 초기부터 왜곡·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 후기 왕인 철종을 비롯해 철인왕후, 신정왕후, 순원왕후 등이 지나치게 희화화됐다는 지적이 줄을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종묘제례악 등 한국의 중요 문화유산을 두고 '지라시'(미확인 정보)로 평하했다는 비난도 피해가지 못했다.


앞서 인기 드라마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됐던 만큼 '폭군의 셰프'를 향한 날 선 시선이 모이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억까'(대상을 비난하는 이유가 말이 안 되게 억지스러울 때 쓰는 말)는 안 된다. 무분별한 비난은 멈춰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