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청룡영화상은 화려한 스타들의 무대였지만, 정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영화 얼굴의 무관은 충무로 안팎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순제작비 2억원대 저예산으로 이뤄낸 흥행 신화와 연상호 감독의 독특한 연출, 그리고 박정민의 폭발적인 연기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이 얼굴의 대반란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청룡영화상에서 얼굴은 남우주연상,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등 10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음에도 단 하나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다. 올해 최고 화제작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반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을 휩쓸며 시상식을 장악했다. 흥행작 중 하나인 좀비딸은 관객상만을 가져가며 조용한 반전을 남겼다. 파과 역시 영화인들의 응원을 받았으나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배우 현빈, 손예진 부부의 동반 수상이었다. 인기상에 이어 현빈은 하얼빈으로 남우주연상을 가져갔으며 손예진 역시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화제를 독식했다. 두 사람의 투샷과 수상소감은 시상식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지만 얼굴이 비운 자리의 허전함도 도드라졌다.
가장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꼽혔던 박정민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고 작품상과 감독상, 연기상 등 다른 부문에서도 경쟁작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예상을 깨고 빈손으로 돌아간 얼굴의 결과에 일각에서는 "기적의 저예산 영화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러면서 영화계 힘들다고 운운", "10개 부문에 이름 올렸는데 하나를 못 받네", "특정 작품 밀어주기?" 등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그럼에도 얼굴이 남긴 성과는 적지 않다. 낮은 제작비로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고, 장르적 실험과 연기 변신 또한 충분한 박수를 받았다. 비록 청룡영화상 무대에서는 상을 얻지 못했지만, 올해 영화계에 남긴 자취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