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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CLIP] 귀칼·체인소 맨·주술회전…극장 뒤흔든 일본 애니 신드롬

흥행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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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

한국 극장가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물결에 휩싸였다.

지난 9월24일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체인소 맨)이 이달 22일 기준 누적 관객 230만명을 돌파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6위에 올랐다. 이는 2020년 화제를 모았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221만명을 제친 기록이다. 여기에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548만명(이달 22일 기준)으로 올해 최대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이 연이어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다.

'체인소 맨'의 성적은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개봉 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관객이 몰리고 있다"라며 "단순 팬덤 중심의 흥행을 넘어선 대중적 성공"이라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체인소 맨'은 일본 개봉날로부터 불과 일주일 뒤에 한국에 개봉한, 이례적 전략을 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글로벌 팬덤의 확산을 확신하고 사실상 '한일 동시 개봉'을 통해 해외 흥행을 본격적으로 노린 결과다.

국내 흥행 경쟁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같은 날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보다 관객수는 50만명가량 적지만, '체인소 맨'은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 중이다. 추석 시즌 흥행작 '보스'도 이미 제쳤다. 마니아 콘텐츠로 인식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른바 '데이트 무비'로 소비되는 시대가 온 셈이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있다. 지난 8월22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개봉 전부터 사전 예매 79만장을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고, 현재까지 548만명을 모으며 '스즈메의 문단속'(558만명)의 기록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북미 역대 외국어 영화 흥행 1위였던 '와호장룡'의 기록을 넘었다.

지난 16일 개봉한 또 다른 흥행 주자인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 역시 15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10월22일 기준 박스오피스 상위 10편 중 3편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영화계에서는 이 현상을 두고 "국내 극장가를 지금 '귀주톱'(귀멸의 칼날·주술회전·톱(체인소 맨) 3대장이 이끌고 있다"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흥행 원인은 명확하다. 우선 탄탄한 원작 IP(지식재산권)가 핵심이다. 일본의 인기 만화들이 TV 애니메이션을 거쳐 극장판으로 확장되는 구조 덕분에 팬층이 이미 형성돼 있다. OTT 시대에 들어서면서 해외 팬들도 손쉽게 원작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곧 극장 관람으로 이어졌다.

둘째는 극영화의 공백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상업영화 개봉 수가 줄어들며 극장가가 텅 비자, 관객들은 완성도 높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렸다. 여기에 포토카드, 한정판 포스터 등 'N차 관람' 마케팅이 팬덤을 자극하며 흥행을 견인했다.

셋째는 작화와 연출의 완성도다. 압도적인 액션 시퀀스와 감정선이 원작 팬뿐 아니라 일반 관객까지 끌어들이며, 이제 일본 애니메이션은 '마니아 전용 콘텐츠'가 아닌 대중 영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귀멸의 칼날’과 '체인소 맨'의 연이은 성공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극장가에서 명실상부한 흥행 장르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다.

이제 일본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일부 세대의 추억이나 팬덤 문화가 아니다. 이 거대한 '애니메이션 신드롬'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