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연예계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한 해였다. 화제의 작품과 스타들의 활약이 이어진 한편, 각종 논란과 파문이 끊이지 않으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적 공방을 비롯해 음주운전 논란, 기획사 미등록으로 인한 검찰 송치, 소년범 전과 논란 끝에 나온 은퇴 선언까지 이어지며 연예계 전반은 한순간의 선택과 책임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스타의 이름값만큼이나 그에 따르는 무게와 책임 역시 더욱 엄중해졌음을 실감하게 한 한 해였다. 연말을 앞두고 연이어 불거진 굵직한 논란 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2025년 K-snapp 소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올해 연예계는 배우를 비롯해 예능인,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르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우 김수현은 고 김새론과의 미성년 시절 교제 의혹으로 논란에 휘말렸고 사생활 논란 여파로 디즈니플러스의 올해 기대작이었던 넉오프는 무기한 촬영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또한 조진웅은 소년범 전과를 숨겨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에게 큰 실망을 안긴 끝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간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아 온 연예인들의 충격적인 이면이 연이어 드러나며 대중의 허탈감을 키운 가운데, 올 한 해 연예계를 뒤흔든 사건과 사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지 살펴본다.
◆ 넉오프 김수현, 김새론 유족과 법적 공방…120억원 손해배상
배우 고(故) 김새론의 사망 이후 약 10개월이 지났지만 김수현과의 미성년 시절 교제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족과 김수현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공개된 자료와 녹취의 신빙성, 법적 판단 여부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논란만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24년 3월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새론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김수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열애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올해 2월16일 김새론이 세상을 떠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한 달 뒤인 3월 10일, 유족 측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약 6년간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하며 사진, 문자 메시지, 편지 등을 공개했다. 유족은 또 김새론이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위약금 7억원 변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았고 이러한 상황이 고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기자회견과 추가 폭로로 확산됐다. 유족 측은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파장을 키웠다. 이에 대해 김수현 측은 초기에는 교제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나 논란이 이어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새론과 교제한 것은 맞지만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부터였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정황이 있다며 김수현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김수현 측 역시 유족과 가세연 운영자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맞고소했고 허위 주장으로 인한 피해를 이유로 총 1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양측의 갈등은 최근 다시 불붙었다. 김새론의 모친은 지난달 지인 진술 녹취록을 비롯해 김수현의 군 입대 전 김새론이 작성한 메모, 2018년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김수현 자택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전달되지 못한 편지 등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핵심 증거로 제시된 녹취 파일의 진위를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판정 불가'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사실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논란은 법적 판단보다 여론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논란의 여파는 김수현의 연예 활동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해외 브랜드 행사 일정이 취소됐고 출연 중이던 MBC 예능프로그램 굿데이에서는 분량이 대거 편집됐다. 차기작으로 공개를 앞두고 있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넉오프 역시 무기한 공개 연기됐다. 여기에 김수현은 유족과의 법적 분쟁과 별도로 광고주들로부터도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고 있다.
◆ '1인 기획사' 미등록, 성시경→옥주현…검찰 송치까지
1인 기획사를 둘러싼 법적, 제도적 논란이 잇따르며 연예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운영되거나 관련 제도를 인지하지 못해 법 위반 논란에 휘말리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설경구는 지난 7월 설립한 1인 기획사 '액터스99' 역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미등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에 따르면 해당 기획사는 현재 설경구 외 별도의 직원이 없어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행 제도상 배우 1명만 소속돼 있고, 매니저 등 한국매니지먼트협회 등에 2년 이상 등록된 전문 인력이 없을 경우 1인 기획사라 하더라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이 불가능하다. 설경구 측은 "현재 등록 절차를 밟기 위해 직원을 구하는 등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가수 성시경의 친누나와 소속사 에스케이재원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성시경의 친누나 성모씨와 법인이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기획사를 운영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함께 고발된 성시경에 대해서는 소속사 운영에 직접 관여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에스케이재원은 2011년 2월 설립된 법인이지만 이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2014년 1월 제정되며 등록 의무가 신설된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며 현재는 관련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옥주현 역시 자신이 설립한 TOI엔터테인먼트를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한 혐의로 고발돼 지난달 27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옥주현은 논란 이후 공개 사과와 함께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배우 강동원, 가수 송가인, 김완선, 성시경 등 다수의 유명 연예인들이 1인 기획사 미등록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들 소속사는 대부분 "관련 규정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역대급 민페' 조진웅, 연예계 은퇴 선언…시그널2 공개 불투명
배우 조진웅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소년범 전력이 폭로되며 연예계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 5일 조진웅이 청소년 시절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는 일부 사실을 인정한 뒤 하루 만인 6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다만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미성년자 시절 절도와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행과 음주운전 이력이 있다는 정황을 보도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과거 강도, 강간 사건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조진웅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을 통해서였다. 이후 그는 범죄와의 전쟁, 명량, 암살, 독전 등 다수의 흥행작과 시그널, 악연 등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사회 비리를 추적하는 수사관이나 정의로운 경찰 역할을 주로 맡으며 '개념 배우' 이미지로도 큰 신뢰를 얻었다.
조진웅은 논란이 불거진 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미성년 시절 잘못한 행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성폭행과 관련된 범죄에는 연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피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응원해주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방송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조진웅이 중요한 비중을 맡아 사전 제작을 마친 tvN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가제)은 편성에 제동이 걸렸다. 해당 작품은 2016년 히트작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2026년 공개를 목표로 했으나 제작진은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향후 공개 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극 중 조진웅의 비중이 워낙 커 재촬영이나 편집을 통한 수습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조진웅이 부담해야 할 위약금이 최대 1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계약 조항에 따라 귀책사유가 배우에게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때 '신뢰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배우 조진웅의 몰락은 연예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 박나래→샤이니 키, '주사 이모' 게이트…줄줄이 하차
코미디언 박나래를 시작으로 샤이니 키, 방송인 입짧은햇님 등 다수의 연예인이 의료인 면허가 없는 A씨, 이른바 '주사이모'에게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연예계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인스타그램 활동과 팔로잉 목록까지 주목받으며 일부 연예인들이 사실 확인 이전에 의혹의 대상이 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간의 갈등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나래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A씨의 오피스텔을 찾았고 해당 공간에서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피로 회복을 목적으로 수액 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커졌다. 여기에 박나래가 A씨를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전달받거나 매니저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더해지자 대한의사협회도 불법 의료 행위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며 A씨의 SNS 게시물 역시 도마에 올랐다. 샤이니 키의 반려견 사진과 온유의 사인 CD 게시글 등이 의심을 키운 가운데, 온유 측은 지난 11일 "2022년 4월 지인의 추천으로 A씨가 근무하던 신사동 소재 병원을 방문했으며 당시 병원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의료 면허 여부를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방문 목적은 피부 관리였고, 사인 CD는 진료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고 밝혔다. 키 역시 해외 투어 일정으로 한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지난 17일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에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성실히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전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 박나래, 키와 함께 출연 중이었던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 역시 불법 의료 행위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A씨가 근무하던 병원에서 붓기약을 받은 적은 있으나 다이어트약이나 링거와는 무관하다"며 일부 사실만 인정했고 이후 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방송인 전현무도 논란에 언급됐다. 2016년 MBC 나 혼자 산다 방송에서 차량 내 링거를 맞는 장면이 재조명되면서 의료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전현무 측은 당시 진료기록부와 병원 수입금 통계, 의료폐기물 반납 기록 등을 공개하며 "의료진 판단에 따른 적법한 진료 행위였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수 홍진영에게까지 번졌다.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연루 의혹이 제기됐으나 홍진영 측은 즉각 부인했다. 소속사는 "해당 사진은 약 12년 전 병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측되며 홍진영 본인도 함께 찍힌 인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NS 팔로우 관계나 개인적 친분도 없다"며 추측성 의혹 자제를 요청했다.
연예계는 현재 '주사이모' 논란을 둘러싸고 당사자들의 해명과 반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법 의료 행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