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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신인상' 홍사빈, 작연출 연극 '방랑자'…13일까지 공연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판타지

연극, 방랑자, 홍사빈, 국립정동극장세실, 탈주, 화란, 영화, 연출
사진: 연극 '방랑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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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극 '방랑자' 인스타그램

군 전역 후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을 이어온 홍사빈이 오랜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신작 연극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연극 방랑자는 전쟁의 시대 속에서 연극이 지닌 치유의 힘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이 연극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고 사라진 이들을 기억해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공연'과 '프롬프터'라는 극장 속 숨은 존재를 서사의 중심에 둔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판타지적 구조를 통해 연극의 본질과 의미를 되묻는다. 이야기는 프롬프터로 살아온 소년 영의 여정을 따라 전개된다. 무대와 객석, 인물과 관객 사이를 잇는 프롬프터는 극장 속에서 늘 보이지 않는 존재다. 배우를 꿈꾸지만 어두운 프롬프터 박스에 머물러야 했던 영에게 연극은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이유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고 반란군이 들이닥치며 그는 사령관에게 붙잡혀 뜻밖의 임무를 부여받고 삶은 예기치 않은 국면으로 흘러간다.

작품 속 인물들은 연습 과정에서 "우리는 결국 그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에 남아있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연극이 단순한 공연을 넘어, 사라진 삶을 기억하고 다시 불러내는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무대 위에서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이들의 이야기는 연극이 지닌 치유와 재활의 힘을 조용히 전한다.

소년 영 역에는 권용찬과 지민제가 더블 캐스팅됐으며 소녀 류 역에는 최이레와 최윤서가 이름을 올렸다. 무 역은 이호, 장 역은 오원권이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이밖에도 정예지, 김민서, 권윤영, 서동재, 장신희 등이 출연해 전쟁 속에서도 연극을 붙잡고 살아가는 인물 군상을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연출과 각본은 영화 화란, 탈주로 알려지며 '제44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홍사빈이 맡았다. 그는 연극 소공녀, 고요한, 미행, 소년 x 소녀 x 백서 등에서 작·연출을 겸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완성도 높은 서사와 밀도 있는 연출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 "창작진과 배우들이 이 작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

한편 연극 방랑자는 오는 13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되며 관객들에게 연극의 본질에 대한 따뜻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