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CLIP] 급했던 '폭군' 박성훈→이채민 교체, 오히려 좋아
남주 하차 이틀만에 새롭게 짠 판 '대성공'
사진: tvN '폭군의 셰프'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순간, '폭군의 셰프' 남자 주인공 교체가 그러하다.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과거로 타임슬립해,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코물이다. '별에서 온 그대', '하이에나' 등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연출로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어온 장태유 감독과 임윤아, 이채민, 강한나, 최귀화, 김광규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폭군의 셰프'는 글로벌 OTT 콘텐츠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전 세계 42개국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K-드라마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청률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화는 전국 11.1%, 수도권 11.4%, 최고 13.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올해 방영된 tvN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사진: SBS '조선구마사', tvN '폭군의 셰프'
작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첫 단추가 꿰어질 때까지만 해도 기대보단 불안감이 더 컸다. 대본 리딩을 앞두고 주연 배우 교체라는 큰 이슈가 있었기 때문. 리딩을 3일 앞두고 당초 남자 주인공으로 내정됐던 박성훈이 SNS 논란으로 하차하게 됐다. 그리고 이틀여 만에 새로운 남자 주인공 이채민이 캐스팅됐다. 이후에도 '폭군의 셰프' 타임라인은 빠르게 돌아갔다. 이채민이 캐스팅되고 10일도 안 돼 바로 첫 촬영이 시작됐다. 이채민이 합류하는 첫 신은 한 달여 뒤부터 진행됐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오히려 이득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캐스팅된 박성훈은 1985년생 배우였으나 2000년생인 이채민이 새로운 남자 주인공으로 들어온 점이 극 전개에 더 부합하다는 것이다.
'폭군의 셰프'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제목은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다. 드라마에서는 가상의 왕 '연희군'으로 변경했지만 주변 인물들까지 이름만 살짝 바꾼 채 전개돼 사실상 연산군대 인물들이라는 것. 그런 관계로 남자 주인공 이헌은 억울한 죽음을 맞은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어머니의 복수를 꿈꾸고 있는 폭군, 연산군과 같은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 설정이다. 여기서 프렌치 셰프인 여자 주인공이 만들어준 비빔밥을 먹고 어머니와의 추억이 떠올라 감정선을 건드리게 된다.
바로 이 거대한 설정을 두고 남자 배우의 나이가 많은 것보다 어린 왕이어야 더 설득력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더해 극중 후궁 강목주(강한나 분)가 있는데 역사에서 장녹수가 연산군보다 연상이었다는 점을 되짚어보면 이 또한 남자 주인공의 나이가 어린 게 극에 더 부합하다는 실상이다.
사진: tvN '폭군의 셰프'
극 중 광기 어린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 이헌으로 분한 이채민은 냉혹한 군주의 모습 뒤에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복수심과 고독을 지닌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본 적 없는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연지영을 향한 호기심을 반전 매력으로 풀어내며 첫 방송부터 원석의 발견을 알렸다. 무엇보다 첫 사극 도전임에도 장르에 걸맞은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발휘해 강렬함과 섬세함을 펼쳐내며 장면 장면을 완성, 왕으로서의 권력과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새로운 국면을 맞은 로맨스까지 아우르며 차세대 주역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임윤아 시너지까지 더해지고 있다. 임윤아는 섬세한 표현력과 강단 있는 연기로 프렌치 셰프 연지영 캐릭터를 완성해 호평과 함께 화제성 지표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교체라는 큰 산이 있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오히려 성공한 '폭군의 셰프'. 작품은 4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으며 대세 드라마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상황. 끝까지 꽃바람이 불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폭군의 셰프'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10분 방송되며,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