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이 프리랜서 선언 이후 겪은 냉혹한 현실을 털어놨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KBS 아나운서 출신인 김병찬, 임성민, 김현욱, 김선근이 출연해 안정적인 직장을 떠난 뒤 마주한 프리랜서의 세계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1994년 KBS 공채 20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임성민은 "프리랜서는 내가 원조 격"이라며 "아무도 안 할 때 혼자 방송국을 나왔다"라고 밝혔다. 임성민은 KBS 재직 당시 TV는 사랑을 싣고, 연예가중계 등을 진행하며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지만,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01년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실은 쉽지 않았다. 임성민은 "당시에는 프리랜서라는 개념 자체가 지금처럼 자리 잡지 않았던 때"라며 "좋은 매니지먼트사에 들어가긴 했지만, 회사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라고 회상했다.
연기를 위해 방송국을 나왔지만, 오히려 진행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원치 않게 하차하는 일도 벌어졌다. 임성민은 "연기를 하려면 모든 프로그램을 정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당시 도전! 지구탐험대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PD가 '잘하고 있는데 왜 그만둔다는 거냐'라고 연락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매니저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하차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었다고. 임성민은 "나도 모르게 매니저가 가서 그만둔다고 한 거였다"라며 "그렇게 원치 않게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어려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임성민은 이후 새 기획사로 옮겼지만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임성민은 "새 소속사 대표가 회사 돈을 챙겨 해외로 도망갔다"라며 "당시에는 매니저가 출연료 통장을 관리하던 시절이었는데, 대표가 잠적하자 매니저도 내 통장을 들고 사라졌다"라고 털어놨다.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임성민은 "한때는 국민연금도 못 낼 정도로 돈이 없었다"라며 "생각보다 오랜 기간 수입이 거의 없었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14년 KBS 공채 4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던 김선근 역시 프리랜서 전향 후의 혹독한 현실을 전했다. 2022년 KBS를 떠난 김선근은 당시 자신감이 지나쳤다고 돌아봤다. 김선근은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었다. 대학도 한 번에 들어갔고, 연극도 하고, KBS에도 들어갔고, 하고 싶은 프로그램과 라디오 DJ도 해봤다"라며 "내 뽕에 완전히 차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굉장히 오만했다. '내가 전현무 못 될 게 뭐야'라는 생각으로 방송국을 나왔다"라며 당시를 반성했다.
김선근은 퇴사 전 약속됐던 방송 출연들이 실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선근은 "프리랜서가 되면 수입이 커질 거라고 생각했고, 방송 출연 약속도 받고 나왔다. 그런데 약속은 약속일뿐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수입이 끊기자 김선근은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해야 했다. 김선근은 대리운전, 세탁물 배달, 택배 상하차, 출판단지 포장 업무 등을 했고, 생동성 시험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선근은 "2박 3일 동안 입원해 약을 먹고 채혈을 반복하는 시험이었다. 한 번 하면 100만원 가까이 받을 수 있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라고 털어놨다.
말미에 김선근은 "지난 4년 동안 인생의 거품이 다 빠진 것 같다"라며 "지금은 하루하루가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