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CLIP] 국내외 온도차 큰 '어쩔수가없다'…장기흥행은?
초반엔 그야말로 '쏘 핫'
사진: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개봉 첫날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상영작 점유율 60%를 넘긴 작품은 예매율에서도 40%를 훌쩍 넘긴 수치로 경쟁작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18.3%)를 두 배 이상 앞서며 당분간 선두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호평 가득했던 해외 반응과는 달리 국내 평가가 다소 엇갈려 작품이 장기 흥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도끼'(The Axe)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중년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고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경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차승원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작품에는 박찬욱 특유의 미장센과 블랙 유머가 가미됐다.
작품은 앞서 여러 해외 영화제를 통해 이름값을 높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달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으로 초청돼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정부의 영화 할인권 배포와 '문화가 있는 날' 1000원 할인까지 겹치며 개봉일 관객 몰이에 큰 힘을 됐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기존 정서경 작가 대신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과 공동 각본을 맡아 색다른 결과물을 선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할리우드화를 시도했으나 한국적 맥락에 맞게 재정비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작품을 관람한 관객 반응은 엇갈렸다. CGV 에그지수는 83~84%,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25일 오후 4시30분 기준 6.53점을 기록 중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박찬욱 이름만 보고 영화를 봤는데 별로", "1000원 주고 봤는데도 돈이 아깝더라", "후반부가 늘어진다", "주인공에 공감이 안 되던데"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반면 "훌륭한 스토리", "가장으로서 공감됐다", "극장을 나서면서도 계속 생각나더라" 등 긍정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편 '어쩔수가없다'의 흥행에 대해 올해 극장가에서의 경쟁작 부재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얼굴'이 소규모 제작비(2억원 내외)에도 호평을 받았지만 대작과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으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개봉 한 달이 지나며 관객 동원력이 약화됐다. 박찬욱이라는 이름값과 톱스타들의 출연 효과가 개봉 초반 흥행세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작품은 내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며 국내외 영화제 및 극장가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긴 추석 연휴를 앞둔 만큼 관객몰이가 당분간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이후의 반응이 어떨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