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폭행으로 인한 뇌출혈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경찰과 유가족,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20일 새벽, 경기도 구리시 소재의 한 식당을 찾았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돈가스를 먹고 싶어 해 24시간 운영되는 식당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식사 도중 다른 손님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내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상대에게 폭행을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약 1시간이 지난 뒤에야 병원으로 이송된 김 감독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7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린 뒤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수사 과정에 대한 유가족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유가족은 "사건 현장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었음에도 이송이 1시간 지체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피의자가 여러 명인데도 초기에 1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후 2명으로 확대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라며 부실한 수사를 비판했다.
실제로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등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라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났지만 가해자들이 자유롭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2013년 영화 용의자의 소품팀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장 김창수, 마약왕, 마녀,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에서 작화팀으로 참여했다. 2016년에는 그 누구의 딸을, 2019년에는 구의역 3번 출구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유작이 된 회신의 경우 영화제 상영을 앞두고 있었으나, 영화제 측 처우에 문제를 제기하며 상영을 철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