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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이 주인공이라지만.." 역사학자가 짚은 '대군부인' 설정

역사학자, 아이유·변우석 드라마 "상상력과 고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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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역사학자 심용환이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역사적 관점에서 짚었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현재사는 심용환에는 '21세기 대군부인 드라마 속 역사 분석과 팩트 체크'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심용환은 아이유와 변우석이 주연을 맡은 21세기 대군부인을 두고 "대체 역사물은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근거가 더 정교했다면 훨씬 세련된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크게 지적한 대목은 극 중 이안대군이 어린 왕을 대신해 실권을 쥐고 있는 설정이었다. 심용환은 "역사적 관점에서 불가능"이라며 "조선은 종친의 정치 개입을 강하게 막았던 나라"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조의 집권 이후 왕실 종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기 때문에, 드라마처럼 대군이 실세로 움직이는 구조는 조선의 정치 시스템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심용환은 "어쩌겠나, 변우석이 주인공"이라며 작품적 설정과 역사적 사실 사이의 간극을 유머러스하게 짚었다.

입헌군주제 설정에 대해서도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심용환은 "한국에서 입헌군주제가 이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다"라며 조선 왕실이 국권 상실 이후 역사적으로 적극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드라마의 기본 설정은 일본식 황실 서사를 차용한 대체 역사 플롯에 가깝다고도 해석했다.

세부 고증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졌다. 궁궐 화재 장면과 관련해서 심용환은 "작은 불은 물동이인 드므로 대응했지만, 큰 불의 경우 금화도감이 목조 전각을 허무는 방식으로 진압했다"라고 설명했다. 왕실 학교의 벌점 제도 역시 "조선은 토론과 논술, 숙의를 중시한 사회였지 단순 상명하복 문화로 볼 수 없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의상과 호칭 문제도 언급됐다. 붉은색 의복 자체가 왕실에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색의 층위와 문양에는 엄격한 구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종친의 관복 문양 사용, 용포를 풀어헤치는 듯한 스타일링은 예법상 맞지 않지만, 현대적 한복 디자인 실험이라는 관점에서는 따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심용환은 비판만으로 작품 분석을 끝내지는 않았다. 심용환은 21세기 대군부인 같은 작품이 역사학적으로는 허점이 있어 보일 수 있지만, 한류 콘텐츠가 역사적 소재를 새롭게 재가공하며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결국 더 치밀한 고증과 더 과감한 상상력이 결합될 때, 대체 역사물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한국형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