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으로 돌아온다. 각종 논란의 구름이 여전히 걷히지 않은 가운데 그의 방송 복귀를 두고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와 STUDIO X+U의 초대형 기획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이하 남극의 셰프)는 백종원, 임수향, 수호, 채종협이 남극 과학기지 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하는 여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네 사람은 방송 사상 최초로 '명예 대원' 자격을 부여받고 세종과학기지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중국, 우루과이 기지와 특별보호구역 '펭귄마을'까지 누비며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연구원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한다.
백종원은 1년에 단 한 번 보급되는 식재료가 거의 바닥난 식품 창고를 마주하고는 "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라고 탄식한다. 넉넉지 않은 냉동 식재료와 남은 식자재만으로 각국 대원들에게 기억에 남을 한 상을 차려야 하는 미션은 '레시피 쇼'가 아닌, 극지 생존과 연대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장치다. 제작진은 "방송에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라며 음식 한 끼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전하겠다는 기획 의도를 내세운다.
출연진의 조합도 화제다. 첫 예능 고정에 나선 채종협은 유창한 영어와 성실한 손발로 '올라운더 막내'를 자처하고, 수호는 열정과 허당 사이를 오가며 분위기를 띄운다. 임수향은 출국 전 남극 다큐멘터리와 대원 브이로그를 섭렵하고 '비장의 스킬'까지 준비한 '남극 덕후'로 활약을 예고한다.
그러나 백종원의 복귀를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백종원은 지난 1년간 제품 원산지 허위 표시 의혹, 산업용 조리기구 사용 논란, 가맹점 분쟁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며 지난 5월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원산지 허위 표시 의혹과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에 대해 백종원 개인을 무혐의 처분했지만 더본코리아 법인과 실무자 일부는 검찰에 송치됐다.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허위·과장 매출 정보 제공과 과밀 출점 등 가맹사업 구조 문제는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다.
그런 가운데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브랜드 가맹점주협의회, 시민단체들은 11일(오늘) MBC 신사옥 앞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들은 "방송으로 쌓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인물이 구조적 피해 호소에 책임 있게 응답하지 않았다"라며 "공영방송이 백종원의 '복귀 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공익성과 사회적 책임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펭귄 퍼포먼스'까지 예고하며 기후 프로젝트의 메시지와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으로 충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MBC로서도 계산은 복잡하다. 혹한의 남극에서 기후위기와 국제 연대를 조명하는 공익 다큐멘터리형 예능을 이미 거액의 제작비와 각국 기지의 협조를 들여 완성한 상황에서 접기에는 부담이 크다. 동시에,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기업인의 복귀를 공영방송이 허용하는 선택이 시청자 신뢰와 가맹점주들의 상처와 충돌하지 않는지에 대한 물음도 피할 수 없다.
시청자들은 남극의 장엄한 풍광과 따뜻한 한 끼 뒤에 가려진 이해관계까지 함께 지켜보게 된다. 프로그램이 기후위기 메시지와 가맹사업자를 둘러싼 논란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첫 방송과 동시에 치열한 평가가 시작될 전망이다. 그 선택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시청자의 리모컨은 백종원의 귀환을 허용할지, 아니면 공영방송의 선택에 경고장을 보낼지 시험대 위에 놓였다.
한편 남극의 셰프는 오는 17일 오후 10시50분 MBC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