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장 공연이 대규모 앙상블과 다수의 출연진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최근 공연계에서는 1인극과 2인극이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우 수는 적지만 밀도 높은 연기와 메시지로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17년 만에 소극장 무대로 돌아온 배우 유준상의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과 지난주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극 엘시노어가 있다.
비하인드 더 문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을 목격한 우주비행사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무대화한 1인극이다. 단 한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그의 행적과 내면을 오롯이 책임진다. 무대 전면을 활용한 LED 영상과 달의 뒷면을 구현한 입체적인 무대, 배우의 감정과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조명 연출이 어우러져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여기에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더해져 1인극이라는 형식적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인물을 넘나들며 연기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전개에 리듬과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연을 이어온 비하인드 더 문을 관람한 관객들은 "1인극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노래와 배역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를 소화하는 연기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위로가 되는 공연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의 호흡이 살아 있는 무대였다" 등의 호평을 남겼다.
지난 8일 개막해 11일까지 프리뷰 공연을 마친 뒤 13일(오늘)부터 본 공연에 돌입한 엘시노어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의 서막에 등장하는 보초병 버나르도와 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2인극이다. 작품은 두 병사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며 두 배우는 햄릿과 선왕의 유령, 오필리아 등 원작의 주요 인물들을 멀티 캐스팅으로 소화한다.
90분의 러닝타임 동안 빠른 전환과 밀도 있는 연기로 관객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원작 '햄릿'의 요소를 숨겨둔 이스터에그도 곳곳에 배치해 발견의 재미를 더한다. 비극적 서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두 병사의 꿈과 희망을 담아내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긴다.
관람객들은 "2인극이지만 멀티 캐스팅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무거울 줄 알았는데 웃음 포인트가 많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1인극과 2인극은 출연진 수는 적지만 배우의 연기력과 메시지의 힘으로 대극장 못지않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형식의 실험과 서사의 확장을 통해 K-공연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