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의 포획 과정에 참여했던 수의사가 수색을 방해한 가짜 이미지 사건에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국립생태원 소속 수의사 진세림이 출연해 늑구 생포 비하인드를 전했다. 진세림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소방청, 경찰, 군, 금강유역환경청 인력까지 모두 늑구를 살리기 위해 모였는데, AI로 만든 가짜 사진 하나 때문에 200명 넘는 인력이 한꺼번에 이동했다"라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때 혼선이 없었다면 더 빨리 포획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해당 허위 이미지로 인해 수색 범위가 변경되는 등 현장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를 제작·유포한 40대 남성을 검거했는데, 남성은 "재미로 만들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세림은 긴박했던 늑구의 포획 과정도 상세히 설명했다. 늑구 탈출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각지의 수의사들이 현장으로 모였고, 자신 역시 진료를 마치자마자 최소한의 짐만 챙겨 급히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후 마취 약물 선택부터 용량, 이송 방식, 기도 확보 등 세밀한 부분까지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며 체계적인 작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늑구의 1차 포획 시도에서는 아쉽게 실패했다. 진세림은 "약 17m 거리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늑구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놓쳤다"라며 "그 순간 '늑구가 위험해질 수 있다'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인근 고속도로로 향할 가능성까지 겹치며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2차 시도에서는 약 22m 거리에서 다시 마취총을 발사해 늑구를 맞히는 데 성공했다. 진세림은 "내가 잘 쏴서라기보다 늑구가 맞아준 것 같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모든 과정은 각자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늑구는 탈출 9일 만에 포획돼 무사히 서식지로 돌아갔다. 이번 사건은 현장 대응의 중요성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초래할 수 있는 혼란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