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하루만에 새로운 대작의 기운이 풍긴다. 일찌감치 '주연 배우 연기 스파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화제였던 시리즈물 맨 끝줄 소년이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권에 직행했다. 흥행 배경에는 대배우 최민식의 열연도 있었지만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맨 끝줄 소년' 최현욱의 재발견이다.
29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 따르면 여전히 맨 끝줄 소년이 2위에 랭크되어 있다. 1위는 배우 소지섭 주연의 드라마 김부장이 차지하고 있다. 작품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 분)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공대생 이강(최현욱 분)의 천재적인 글솜씨를 발견하고 비밀스러운 개인 교습을 자처하면서 벌어지는 심리 서스펜스 드라마다. 원작은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2006년 출간한 동명 희곡이다.
연기 베테랑 최민식과 라이징 스타 최현욱의 만남은 이미 공개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최민식 바로 옆에서 그와 연기를 대적해야했기에 일각에서는 최현욱 연기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최민식은 줄곧 "빈말이 아니라 이 드라마는 최현욱 배우의 연기에 제가 얼마나 잘 리액션하느냐에 따라 굴러간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을 하면 할수록 이강이라는 캐릭터에 최현욱 외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점점 이강 그 자체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칭찬했다.
최현욱이 연기하는 이강은 공대 학부생이지만 문학도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작문 실력을 지녔다.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늘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있는 인물로, 친구 가족의 삶을 자신의 글에 녹여내며 허문오를 점차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첫 화가 공개되자 일각의 우려는 사라졌다. 최현욱은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준 청춘의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절제된 연기로 변신에 나섰다. 눈빛과 호흡, 표정만으로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의 심리를 표현, 더욱 섬세하고 깊어진 연기력으로 기존과는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최현욱은 작품 공개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통해 "이강을 완성하기 위해 몸의 자세부터 시선 처리까지 세밀하게 고민하며 인물의 관찰자적 특성을 구축했다"며 캐릭터를 향한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진심은 드라마 팬들에게도 가닿았던 모양이다. 전편이 공개된 후 일각에서는 "최민식 연기 미쳤는데 최현욱이 꿀리지 않는다", "좋은 연출에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몰입감이 높았는데 최현욱의 재발견이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최민식에 밀리지 않을 정도면 괴물 신인 그 자체 아닌가"라는 직관적인 평까지 내놨다.
최현욱은 2019년 데뷔 이후 스물다섯 스물하나, 약한영웅 Class 1, D.P. 시즌2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최현욱 하면 '청춘물 특화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맨 끝줄 소년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얼굴로 팬들을 만났다. 시리즈물과 심리 서스펜스물에도 가능성을 보여준 것. 특히 최민식을 만나 배우로서 커리어도 한 층 더 두텁게 쌓은 최현욱의 다음 스탭에 기대감이 안 모일 수가 없다.
맨 끝줄 소년 연출은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통해 인간 심리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김규태 감독이 맡았으며 극본은 장명우 작가가 썼다. 최민식, 최현욱의 연기합에 더해진 휘몰아치는 스토리 또한 드라마를 찾아볼 또 하나의 이유다.
단순한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를 탐색하고 흔드는 심리전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에 매료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최현욱의 색다른 얼굴을 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올 여름 맨 끝줄 소년을 놓치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