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연예계는 논란보다는 경사 소식으로 뜨거웠다. 결혼과 출산 소식이 연이어 터져나왔고, 군백기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이 컴백하며 전세계에 존재감을 입증했다. 대세 배우의 발견과 한국 영화의 흥행도 돋보였다. 다가올 하반기를 앞두고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K-snapp 소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영화계는 그야말로 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한국 영화가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확실한 지표로도 입증했다. 지난 7년 간 바뀌지 않았던 천만 관객 순위표가 바뀌었으며,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을 시작으로 군체까지 한국 영화의 활약이 돋보였다.
상반기 최고의 영화는 단연 왕과 사는 남자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은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특히 단종 역할을 맡은 박지훈은 이 작품으로 단숨에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르며 탄탄한 연기력을 증명했고, 유해진은 데뷔 첫 대상을 거머쥐며 대중에게 제대로 인정받았다.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개봉 시기 등 3박자가 모두 맞았던 '왕사남'은 누적 관객 수 1690만명을 돌파하며 1천만 이상 영화 라인업에 등극, 단숨에 2위까지 차지했다. 또 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영화의 배경인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 대한 관심도 집중했고, 문경새재도립공원이 역대급 관광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문경새재는 지난 4월30일 기준으로 100만4415명을 기록했다. 이는 영화의 주 무대인 오픈세트장 광천골을 찾으려는 방문객이 초봄부터 문경새재로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왕사남'이 연초 포문을 열며 한국 영화의 부흥을 일깨웠다면, 상반기 마지막은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닫았다. 특히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만약에 우리부터 왕과 사는 남자, 살목지, 군체까지 4연속 흥행에 성공하는 등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모았다.
지난 5월21일 개봉한 군체는 누적 관객 수 575만명(7월2일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전지현의 존재감과 제작비 200억원에 달하는 대작이라는 점이 영화 팬들의 흥미를 돋웠고, 탄탄한 스토리까지 더해져 N차 관람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이렇듯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한국 영화 시장은 점차 청신호가 켜져가고 있는 모양이다. '왕사남'이 나오기 전까지 역대 천만 영화 순위는 2014년에 개봉한 명량, 2019년에 개봉한 극한직업, 그리고 2017년에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 순이었다. TOP3에 오른 모든 작품이 한국 작품이나, 해당 작품들 모두 개봉한 지 최소 7년 이상 됐다는 점에서 이번 '왕사남' 흥행이 더욱 뜻깊다.
더불어 10위권 대 순위를 살펴보면 그동안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 2, 아바타 등 해외 영화가 순위권에 많이 포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를 둘러싼 우려가 쏟아졌지만 올해 상반기 흥행으로 잠시 주춤했던 극장가가 활력을 돌고 있다.
흥행 기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왕사남'으로 대상 배우가 된 유해진과 아시아 슈퍼스타 이민호가 출연하는 암살자(들), 그리고 김윤석,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영화 폭설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이 지난 월즈에서 했던 말이 있다. "왕이 돌아왔다"는 말에 그는 "I've never left"(나는 떠난 적이 없다)라 답했다. 이 말을 빌려 한국 영화 역시 "I've never left", 영화 팬들의 마음속에서 떠난 적이 없다.